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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상 수상작) 날개가 있어 때론 추락도 한다, 영화『버드맨』줄거리·해석·감상평

by 올커니 2022.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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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이 잉태하면 죄를 낳고, 그것이 자라 장성하면 죽음에 이르니라.
- 신약성경 야고보서 1:15 -

 

 

성경 속에 영화 『버드맨』을 잘 나타내는 한 문장이 있어 인용했다. 『버드맨』은 "은퇴를 앞둔" 또는 "찬란한 시절을 이미 보낸" 사람들에게 더 추천하고 싶은 영화다. 성공과 욕망에 집착할수록 삶의 본질을 잃고, 아집과 속박을 버리고 인생을 대할 때 온전한 내가 된다는 걸 보여주기 때문이다.


 

영화 보기 전) 버드맨 줄거리
*스포 포함. 영화를 보실 분은 SKIP!

 

영화 『버드맨』 중에서



리건 톰슨은 자신이 연출이자 주연을 맡은 연극을 통해 부활을 꿈꾸는 퇴물 배우다. 그는 과거에 히어로물 영화 ‘버드맨’의 주연 배우였으나, 현재는 자신의 이야기를 제대로 들어주는 이 하나 없는 연극 판에 놓여있다.



영화 『버드맨』 중에서



연극 준비 과정에서 조명이 떨어지는 사고로 남자 배우가 다치고, 대체된 배우 마이크는 리건의 마음과 달리 제멋대로 군다. 술집에서 우연히 만난 유명 극평론가는 리건의 연극이 개막되기도 전에 악평할거라 단정하는 등 예상치 못한 사건사고는 끊임없이 일어난다.

리건은 스스로 물건을 움직이거나 공중 부양하는 초능력이 있다고 믿으며, 한때 영광이었던 제2의 자아인 버드맨과 끊임없이 대화를 나눈다.



영화 『버드맨』 중에서



개막 전까지 연극 준비에 최선을 다하던 리건은 대중의 비웃음과 쉽게 바뀌지 않는 사람들의 시선에 점점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는다. 최종 리허설에서 극 중간에 리건은 잠깐 밖에서 담배를 피우고, 가운이 문에 낌과 동시에 설상가상 문도 밖에서 열리지 않게 된다.

결국 다시 돌아가기 위해 가운을 벗고 속옷 바람으로 무대까지 돌아가게 된다. 이 일로 리건은 본 연극을 앞둔 채 깊은 수치심과 자괴감에 빠지게 되고, 리건이 아닌 분열된 자아인 ‘버드맨’의 목소리는 점점 더 강해진다.

 

영화 『버드맨』 중에서

 

결국 리건은 개막 공연의 마지막 장면인 자살 씬에 실탄이든 총을 가지고 무대 위로 오른다. 마지막 대사와 함께 리건은 총으로 자신의 머리를 쏜다. 그러나, 머리를 향했던 총은 코를 쏘게 되고 리건은 병원에서 눈을 뜬다.

그가 쓰러진 사이 연극은 극사실주의라는 호평과 함께 수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된다. 병실에서 깨어난 리건은 연극이 성공했다는 소식에도 기쁜 내색을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혼자 놓였을 때 여전히 자신의 곁을 맴도는 버드맨을 보게 된다.



영화 『버드맨』 중에서



리건은 병원 창문을 열어 날아가는 새를 보다가 창문 밖으로 나간다. 뒤늦게 병실로 들어온 딸은 비워진 병실 침대를 보고, 리건을 찾다가 창 밖을 보고 환희 웃는 장면에서 영화는 끝이 난다.




영화 보기 전) 버드맨 감상포인트

 

영화의 부제(=무지의 예상치 못한 능력)가 의미하는 것

 연극 무대 뒷편에 벌어지는 긴장감

 롱테이크 촬영 기법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소리, 드럼 비트

 첫과 끝을 완성하는 이카로스 이야기 (=너무 높게 날아 태양에 날개가 녹아 죽은 그리스 신화)

 해석이 분분한 결말이 의미하는 것 (자살 또는 초능력 또는 상상)



영화를 본후) 마지막 무대 위 주인공 리건 대사의 의미

 

리건은 히어로물 속 퇴물 배우가 아닌 연출가, 연기자로서 사람들이 자신을 사랑해주길 원한다. 그가 사랑을 갈구할수록 상황은 더 악화되어 간다. 마치 태양을 향해 너무 높이 날아 추락했던 이카루스의 날개처럼 말이다.

 

 

영화 『버드맨』 중에서

 

영화 후반부에 갈수록 리건은 인기와 명성이라는 집착을 내려 놓는다. 잘보이려 애썼던 평론가에게 욕설을 내뱉기도 하고, 말투나 몸짓에도 더 이상의 긴장감은 없다. 특히 마지막 씬을 위해 무대에 오르는 리건의 표정은 그전과는 확연히 다르다. (이전 리허설이나 프리뷰 공연 때와 다른 이 씬의 긴장감과 몰입감은 최고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대사를 내뱉는다.

 

 

What's the matter with me?
Why do I always have to beg people to love me?
I just wanted to be what you wanted.
뭐가 잘못된거지?
왜 난 항상 사랑을 구걸해야 해?
난 당신이 원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 ​

Now I spend every fucking minute praying to be somebody else.
Somebody I'm not.
매일 다른 사람이 되려고 애쓴다고.
내가 아닌 다른 사람.

...

I don’t exist. I’m not even here.
난 존재하지 않아.
난 여기 없어.

- 영화 『버드맨』 대사 중에서 -

 

 

흔히 연극을 인생의 축소판이라 칭한다. 리건이 연출한 극 속 배우의 대사는 곧 리건의 마음을 대변한다. 이 대사는 아마 그가 사람들에게 진정으로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아닐까?

 

 

영화 『버드맨』 포스터

 

 

 

 마무리하며

 

10번은 넘게 본 영화다. 연극이라는 배경도, 롱테이크 촬영 방식도,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음악 효과도, 전달하는 메시지도 모든 것이 좋았다. 한때의 인기와 명성은 그 사람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또 시간이 지나면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된다. 인생의 오르막이 있다면 당연히 내리막도 있다. 이 영화는 그 삶의 본질을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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