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실격』을 읽는 내내 주인공 요조에 대한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혼란스럽고 두려운 아이의 마음을 한 명의 어른이라도 관심 깊게 봐주었다면, 요조의 어린 시절이, 학창 시절이, 성인 시절이 달라졌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래서 『인간 실격』은 상처 많은 요조의 독백과도 같은 소설이다.
『인간 실격』 줄거리
제 1의 수기, 2의 수기, 3의 수기, 후기로 이루어져 있으며, 주인공 요조의 이야기를 다룬다. 제 1의 수기는 타인과 제대로된 소통을 하지 못하는 어린 시절 요조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인간실격의 대표 문장이자 책의 첫 문장인 "부끄러움 많은 생애를 보냈습니다."로 시작한다. 요조는 타인과 제대로된 의사소통을 하지 못한다. 이에 요조가 사람들과의 소통으로 택한 방법은 멍청하고 익살스러운 행동을 보이는 것이다. 어느 날 그는 하인들에게 성추행을 당하게 되고 이후에도 진실을 말하지 못한채 맑고 광대같은 행동을 보이며 지낸다.
제 2의 수기는 요조의 학창시절을 다룬다. 그는 학교에서도 친구들에게 멍청하고 바보같은 행동을 반복하지만, 이를 눈치챈 한 친구로 인해 두려움을 느낀다. 이후 고등학생 때 술, 담배, 매춘부 등에 휘말리게 되고 추후에는 자살 방조죄로 조사까지 받는 지경에 이른다. 그는 타인들과 정상적으로 어울리지 못한채 여전히 고독하고, 혼란스러워한다.
제 3의 수기는 요조의 난잡한 여성들과의 관계, 자살 시도, 모르핀 중독, 정신병원 등 피폐한 생활을 보여준다. 그의 자백으로 끝을 맺는다.
요조와 닮은 다자이 오사무의 삶
작가는 어떤 형태로든 자신의 삶을 글에 담는다. 자신의 성격이든, 주변에서 보고 들은 인물이든, 시대적 배경이든 글에서는 작가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인간 실격』의 주인공 요조의 삶도 작가 다자이 오사무를 매우 닮았다. 그대로든 변형된 형태로든 작가의 삶이 들어있다.
부유한 어린 시절이나 자살 방조에 대한 상황 등 외에 내가 가장 닮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죽음'에 대한 고뇌이다. 다자이 오사무는 다섯 번의 자살 시도 끝에 결국 죽음을 맞이 하였다. 고등학생 때부터 자살을 시도했다고 하니, 그는 삶 전체에서 '죽음'이라는 명제를 깊이 생각하고 고민했을 것이다. 소설 속 요조 역시 어린 시절부터 죽음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한다.
관심이 필요했던 아이 '요조'
모든 인간은 '관심'을 받고 싶어 한다. 사랑이나 우정 등의 모든 관계도 '관심'으로부터 시작하고 끝을 맺는다. 아이는 부모의 관심을 끌기 위해 일부러 못된 행동을 하기도 한다. 『인간 실격』 속 요조도 관심이 필요한 아이였다. 그러나 두려움으로 가득한 요조의 어린시절에 관심을 두는 어른은 없다. 사람과 세상에 대한 두려움을 가진 아이에게 모든 경험은 공포스럽게 다가오지만, 아무도 그를 이해하지 못한다. 요조는 이 혼란스러운 감정을 장난과 익살로 넘기려 하고 요조는 이후로도 사람을 대할 때 광대라는 가면을 쓴다. 그가 성인이 될때까지 아무도 이 가면을 벗겨주지 못했다는 것이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인간 실격』 속 공감가는 구절들
부끄럼 많은 생애를 보냈습니다.
저는 인간의 삶이라는 것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겁쟁이는 행복마저도 두려워하는 법입니다.
솜방망이에도 상처를 입는 것입니다.
행복에 상처를 입는 일도 있는 겁니다.
두꺼비. 그게 나야.
세상이 용납할 것도 용납하지 않을 것도 없지.
매장이고 뭐고 할 것도 없어.
나는 개보다도 고양이보다 열등한 동물인 거야.
두꺼비. 느릿느릿 꾸물거리기만 하는 두꺼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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