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일정한 테두리 속에서 세상을 본다. 내 프레임이 작다면, 그만큼 내가 세상을 이해하고 볼 수 있는 폭이 작아진다. 그렇기 때문에 사상과 가치관도 프레임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기성세대와 MZ세대의 갈등, 부모와 자식 간의 의견 충돌은 대부분 이 프레임의 차이에서 발생한다. "라떼는 말이야"가 더이상 통하지 않는 건 윗 세대가 겪었던 시대를 통해 형성된 프레임과 아래 세대의 프레임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가진 프레임을 넓히거나 다른 사람의 프레임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려는 노력은 매우 중요하다.
나는 최인철 작가의 책 『프레임』을 읽는 것이 그 노력의 첫 단계라고 생각했다.
편견보다 더 무서운 것
사람들은 때때로 자신만의 프레임을 갖는 것을 두려워한다. 편견 때문이다. 우리가 갖고 있는 프레임은 경험이 될 수 있지만 반대로 편견이 될 수도 있다. 한 마디로 인생의 조력자가 될 수도 검열관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편견보다 더 위험한 것이 있다. 잘못된 프레임을 갖는 것이다. 프레임이 잘못 형성되면 자칫 우물 안의 개구리가 되거나, 잘못된 생각으로 타인을 오해할 수 있다.
책 속에는 이러한 프레임이 주는 무서움에 대한 부분이 많이 등장한다. 당신의 손에 쥐어진 스마트폰이, 때로는 TV가, 때로는 하나의 단어가 당신의 프레임을 억압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자신만의 프레임에 갇히지 않는 방법
첫째, 내가 가진 프레임을 되돌아봐야 한다. 혹시 잘못된 것은 없는지, 너무 좁지는 않은지 등 자신의 프레임을 적극적으로 보는 태도가 필요하다. 인지의 단계, 이것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이자 시작점이다.
둘째, 내가 가진 좁은 프레임을 적극적으로 고치는 태도가 필요하다. 이는 "내가 가진 프레임에 문제를 인지했다면"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논어 학이편에는 '과즉물탄개'라는 말이 나온다. 잘못이 있으면 즉시 고치기를 꺼리지 말라는 뜻이다. 자신이 가진 프레임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인지했다면 즉시 고쳐야 한다. 나를 가둘 수 있는 내 안의 프레임을 고쳐 나가는 일, 그것은 오직 나를 통해서만 이룰 수 있다.
셋째, 프레임을 넓히려 노력해야 한다. 프레임은 자신의 노력에 따라 크기나 모양이 달라진다. 남을 이해하고 더 많은 걸 받아들이는 태도가 필요하다. 우리가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프레임을 바꿀 때 자신이 가진 관점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언어의 중요성을 매우 잘 보여주기 때문이다. 어떤 언어를 사용하느냐가 개인의 프레임을 정하고, 그 프레임을 통해 개인은 크고 작은 선택을 한다. 조지 레이코프의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의 책에는 이런 문구가 나온다.
새로운 프레임은 새로운 언어를 필요로 한다.
다르게 생각하려면 우선 다르게 말해야 한다.
- 『코끼리는 생각하지마』조지 레이코프 -
평소에도 언어의 중요성을 널리 전파하는 한 사람(?!)으로서 생각했다. 『프레임』을 읽는 다는 것은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가 왜 중요한지 알게 해주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고!
둘째, 프레이밍 효과(Framing Effect)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마케팅에서 자주 활용하는 프레이밍 효과는 소비자의 선택에 개입하여 우리 제품이나 서비스를 우호적으로 결정을 할 수 있게 이끈다.
프레이밍 효과를 위해 가장 많이 쓰이는 기법 중 하나는 부정적인 단어를 피하고 긍정적인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다. 만약 아래와 같이 제품을 홍보한다면 어떤 문구의 제품이 더 많이 팔릴까?
(A) 이 사과 쥬스에는 99% 무설탕이 들어있어요!
(B) 이 사과 쥬스에는 1% 설탕만이 들어있어요!
똑같은 양의 설탕을 가진 사과 쥬스지만, 당연히 (A) 제품이 훨씬 많이 팔릴 것이다. (+프레이밍 효과 마케팅 사례들은 다음 포스팅에서 좀 더 자세히 다뤄보려 한다)
프레이밍 효과를 이용한 마케팅은 프레임의 기본을 이해해야 더 잘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이 책에는 프레임에 대한 사례들이 다양하게 나타난다. 그래서 마케터에게 더 추천하는 책이다!
마지막으로 책 『프레임』 속 명문장으로 마무리하려 한다.
프레임은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의 창이다.
프레임은 특정한 방향으로 세상을 보도록 이끄는 조력자의 역할을 하지만,
동시에 우리가 보는 세상을 제한하는 검열관의 역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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