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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 1/좋은글·작품 소개

무의식적이고 관습적인 차별에 대하여 『선량한 차별주의자』 김지혜

by 올커니 2022. 5.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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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차별주의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인종차별이나 성차별에 반대하고, 인간은 누구나 동등하고 평등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차별을 행한다. 어떤 부정한 의도 없이 선량한 차별주의자가 된다. 김지혜 작가의 『선량한 차별주의자』는 우리 주변에서 무의식적으로 벌어지는 차별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리는 왜 선량한 차별주의자가 되는가?

 

 

세상은 평평하지 않다. 늘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아무리 평등한 세상을 만들려해도 약간의 기울기는 늘 존재한다.

 

사람들은 매일 버스를 타지만, 몸이 불편한 사람들의 어려움은 잘 느끼지 못한다. 3개의 계단에 올라서기 위해 어떤 사람은 특별한 장치가 필요하기도 하다. 사람들은 쉽게 동의할 수 있다. 장치를 마련해야죠!

그러나 이렇게 다시 생각해보자. 전국 대부분의 버스에는 그 장치가 없고, 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당신의 세금이 필요하다. 바쁜 아침 시간, 장치가 작동하기 위해서는 다소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장치를 설치하는데 동의할까? 

 

또 다른 예도 있다. 사람들은 인종차별을 하면 안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우리나라에 다문화 가정 대통령이 당선된다면 어떨 거 같은가?라는 질문에는 바로 대답하지 못한다. 이에 대해 책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세상이 기울어져 있음을 생각하지 않고 평등을 찾다보면 불평등한 해법이 나오기 쉽다.
기울어진 땅에 서서 양손으로 평행봉을 들면 평행봉 역시 똑같이 기울어지는 것처럼 말이다.

 

 

기울어진 세상에 선 사람들의 익숙한 생각은 다른 편에 선 사람들에게 아픔이 된다.

 

 

 

 

농담은 농담일 뿐?

 

 

"비하할 의도는 없었다"라는 말은 참 흔한 변명이다. 그러나 "여자는 능력보다 얼굴이 중요하지"라는 말도, "장애인 같이 생겼어"라는 말도, "남자는 키 작으면 루저"라는 말도 비하할 의도가 없었다면 모두 가벼운 농담으로 치부될 수 있을까?

 

책에서는 이렇게 가볍게 여기는 생각 자체가 사회적으로 약한 집단을 배척하고 무시하는 태도와 연관있다고 말한다. 농담이 속한 집단이 나와 다르다는 생각이 있어야 그 농담에 웃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그 대상이 되면 그건 더 이상 농담이 아니게 된다.

 

우리는 흑인 분장이 왜 이렇게 심각한 사회적인 이슈가 되는지에 대해서는 가끔 고개를 갸웃거린다. 하지만 서양권에서 눈을 찢는 행위로 동양인을 묘사하면 분노한다. 우리는 늘 농담 이면을 봐야 한다. 그 농담이 누구를 짖밟고 웃고 있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마무리하며

 

『선량한 차별주의자』 를 읽을 때 중요한 태도는 이해와 노력이다. 조금 더 나은 사회를 위해 이해하고 노력하려는 태도 말이다. 세상은 변하고 있다. 사람들의 가치관도 변한다. 10년 전 드라마나 예능에서는 지금은 상상할 수 없는 농담과 발언들이 나온다.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은 평등을 위한 움직임에 반대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반대는 변화 수용에 대한 속도를 늦출 뿐이다. 다양성을 품은 사회에 대한 변화 자체를 멈출 수는 없다.

  

마지막으로 『선량한 차별주의자』를 다 읽었다면 에필로그까지 꼭 읽어보길 바란다. 왜 작가가 200페이지가 넘도록 차별에 대해 이야기하는지 그 이유가 고스란히 담겨있기 때문이다. 좋은 책이다. 한순간에 바뀌지 않겠지만 이 책을 통해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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